옆집행님의 지리산 노고단 산행 등반기
이번에 이야기할 내용은
옆집행님의 지리산 노고단 산행
등반기에 관한거다.
사위지기자사 라는 성어가 있다.
전국책의 조책에 나오는 말이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
라는 말인데 나는 이 성어를 실천하려 노력했다.
누가 시켜서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었고,
이게 올바른 삶이라 생각하고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이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이라 여겼다.
유명한 일화로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때, 안영이라는 대신이
대왕의 눈 밖에 나서 위기에 처했을 때,
그의 결백함을 증명하기위해 대왕 앞에서
목숨을 바친 북곽소의 이야기가 있다.
간략하게 언급하자면
안영은 대단한 학식과 실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당시 어느 나라에도
그를 능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식별하는 일의 어려움에 대해
여러차례 탄식했다.
제나라에 북곽소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가난하였지만 모친을 지극정성 봉양하였다.
어느 날 그는 안영을 찾아 말했다.
"저는 선생님의 인자함과 의로움을 흠모해왔습니다."
제 모친을 봉양할 만한 것을 빌리려 합니다.
안영은 사람을 시켜 창고에서 돈과 양곡을 꺼내
그에게 내주었다.
북곽소는 돈은 사양하고 양곡만 받아갔다.
얼마 후 안영은 제왕 경공의 의심을 받게되었고
더 이상 조정에 머무를 수 없다고 느낀 그는
조정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북곽소의 집 앞을 지나면서
안영은 그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북곽소는 안영에게 정중히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대왕의 의심을 받아 몸을 피하는 길이네"
"알아서 잘하시겠지요"
북곽소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차에 오른 안영은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내가 도망자 신세가 된 건 당연한 일이다.
정말 나는 사람을 알아볼 줄 모르는구나!
그렇다고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안영이 떠나자마자 북곽소는 친구를 찾아가 말했다.
"난 일찍이 안영의 인자함과 의로움을 존경해서
그에게 어머님께 드릴 양식을 빌린 적이 있네
제 부모를 모실 수 있게 해준 사람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대신 져야 한다지.
지금 안영이 대왕께 의심을 받는다고 하니
내 생명을 걸고 옹호해드려야겠네"
북곽소는 의관을 단정히하고
친구에게 보검과 대나무 광주리를 들게 한 뒤,
그를 앞장세워 궁궐에 갔다.
왕에게 소식을 전하는 신하에게
그가 간곡히 말했다.
"안영은 천하에 이름난 현자입니다.
지금 대왕의 의심을 받아 제나라를 떠나려하는데,
그렇게 되면 제나라는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원하건대 제 머리를 베어
안영의 결백함을 밝히고자 합니다"
이어서 그는 친구에게 말했다.
"내 머리를 베어 광주리에 담아 대왕께 올리게.
그리고 내 청을 말씀드려주시게나."
북곽소는 말을 끝내자마자
칼을 뽑아 자신의 목을 베었다.
친구는 북곽소의 목을
광주리에 담고 신하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북곽소라는 사람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이제는 제가 이 사람을 위해 죽고자 합니다"
그도 말을 마친 다음 칼로 자신의 목을 베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놀란 경공은
친히 마차를 타고 안영을 쫓아갔다.
그는 교외까지 쫓아가 겨우 안영을 따라잡고
다시 돌아오길 청했다.
안영은 별 수 없이 경공과 함께 도읍을 돌아왔다.
나중에 북곽소가 목숨을 바쳐
자신의 결백을 밝혀준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안영은 다시 탄식했다.
"나 안영이 도망자가 된 건 당연한 일이다.
나는 정말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구나.!"
문득 이 일화가 떠오른다.
"남자는 자신을 믿어주고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여튼 각설하고
지리산 노고단 산행 등반기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아침 6시 20분.
게스트하우스를 나오니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차에는 서리가 앉아있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화엄사까지 도보로 20분
화엄사에서 이제 노고단 산행이
시작된다.
추울까봐 엄청 껴입고 출발했다.
오랜친구가 선물로 준 블루투스 이어폰을
귀에 장착하고 상쾌하게 올라선다.
7시가 조금 넘어야 해가떠서
지금은 상당히 어둡다.
오랜만에 새벽공기를 맞으며,
산을 오르는거 같다.
화엄사를 지나 노고단까지
오르는 데에만 4시간이상 소요되었다.
그 긴 시간동안 마주친 사람은
2명 정도 되었던거 같다.
7KM 정도만 가면
어느정도 목적지 근처에 도달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바삐 움직였다.
길이 상당히 좋았다.
산길에 접어드니
돌길도 있고 경사도 있었다.
어느 덧 중재에 왔다.
약수터가 없어서
물을 2병 가지고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코카콜라와 김밥들도
잘 가져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량으로 지리산 성삼재까지
올라갈 수 있다보니
등산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나보다.
올라가다보니 길이 헷갈릴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도 있었다.
어느 새 꽤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도 쳐지고 배도 고파서
김밥과 음료수로 허기를 달랬다.
완전 꿀맛이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오기 전에
3분 가량 김밥들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했더니
2시간이 훌쩍 지나서 먹어도
온기가 남아있었다.
끝없는 길을, 발걸음 가는 데로 올랐다.
오르고 오르다보니 더이상
산 등성이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덧 나는 노고단대피소에 와있었다.
지리산 노고단은 국립공원이다보니
정상을 가기위해서는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한다.
위 링크에 들어가서 예약을하고
카톡으로 QR코드를 받은 뒤
저기 노고단정상 입장할 때 QR코드를 스캔하고
올라가면 된다.
저 위에 스캔을하면
예약했던 내 이름이 뜬다
산을 올라올 때는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는데
여기 노고단 정상에 오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차를 타고 편하게 올라올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싶지 않았다.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인생이라는게
호락호락한게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
몸소 체험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지리산 노고단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세상은
과히 장관이었다.
자연의 광활함을 느낄 무렵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인간은 자연에 비하면
한낱 미물일 뿐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아둥바둥 치열하게 살아갈까.
본인들의 사리사욕에 맞게 정당화하며
나는 절대 저런 상황이
오지않을거라 굳게 믿는 부류가 있다.
절실할 때는 우리의 문제라고 입을 모으지만,
절실함을 벗어나면
너의 문제로 치부되어버리기도 한다.
최근, 마음이 고달파서
홀로 지리산 노고단을 올랐다.
정상을 향하는 발걸음은 참으로 무거웠다.
양사언이 말했던가.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내륙에서 가장 높다하여,
여러차례 올랐던 지리산 천왕봉.
그도 오르고 나니 그냥 산이었고
노고단 또한 그저 산이었다.
다만, 지리산 중재를 지나면서 깨달은 건,
조금 쉬엄쉬엄 가는 것도
좋을 거 같다는 거다.
8KM를 올라야했던 산행이라
2시간을 조급하게 움직였더니
오르는 내내 마음이 급했다.
산 중턱에 걸터앉아 이 또한 산이거늘
무얼위해 이리 급하게 가는가.
어차피 인생이란 긴 여정은
행복을 찾는 과정이 아닐까.
함께 동행하는 좋은 친구가 있고,
좋은 동료가 있고,
좋은 동생과 좋은 형님 누나들이
곁에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것을.
그렇게 생각하고
한발 한발 천천히 내딛으니
마음이 정말 편해졌다.
어느 새 나는 노고단 정상에 있었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할 때 내 마음은
평온함이 찾아왔다.
나는 가져왔던 김밥과 음료수를
마저 먹고 다시 왔던길로 하산했다.
요즘, 핸드폰도 좋고 어플도 좋아서
화엄사에서 운동어플을 작동했는데
시간과 거리 고도까지 이렇게 상세히 나왔다.
신기할 정도다.
내려와 게스트하우스에 가니
온몸이 피곤하다.
따뜻한물에 샤워를하고 침대에 누우니
천국이 따로없다.
나는 이런 하찮은 풍파에 끄떡없다.
다시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앞으로 나아갈 거다.
긴 인생이란 여정을 다시 찬란하게
구가하며 발걸음을 뗀다.
여기까지 옆집행님의 지리산 노고단 산행 등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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